최근 금과 은에 비해 백금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백금은 많은 분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고유의 특성과 다양한 산업적 용도로 인해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과 은이 지난해 대비 각각 44%, 46.4%씩 상승하는 동안, 백금의 가격 상승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백금 수요의 30~40%가 내연기관 차량의 매연 저감 촉매재로 사용되었는데, 전기차의 확산으로 내연기관 차량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테슬라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백금에 대한 수요와 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백금이란?
백금은 금보다 약 30배 희귀한 금속으로, 녹는점이 1,768도에 달해 금과 강철보다도 높은 내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19세기 이후부터 화학, 석유, 의료, 유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어 왔고, 현재까지도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금은 자동차, 산업용 재료, 장신구 등의 세 가지 주요 수요처에서 소비량의 약 3분의 1씩 사용되고 있으며, 투자 수요는 비교적 낮은 비중을 차지해왔습니다. 흔히 백금으로 제작된 결혼 반지나 장신구로도 많이 쓰이지만, 실제로 종로나 청담 같은 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 금속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와 백금 가격의 연관성
최근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백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순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11%의 증가율을 보이며 둔화되는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판매는 44% 증가했습니다. PHEV 차량은 가솔린 차량보다 약 10~15% 더 많은 백금을 필요로 합니다. 엔진이 차가운 상태에서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촉매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가 향후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백금의 수요와 가격을 장기적으로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백금 공급 부족과 가격 전망
영국 월드플래티넘투자협회(WPIC)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ETF의 백금 보유량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중국에서 백금 바(bar)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2024년에는 100만 온스 이상의 백금이 공급 부족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공급이 줄어들고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WPIC는 가용한 재고량이 약 25% 감소해 300만 온스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부 금융사들도 이러한 백금 공급 부족 현상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백금은 트로이온스당 약 1,000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연초 대비 0.37% 정도 상승한 상태입니다. JP모건은 내년 하반기까지 백금 가격이 1,200달러로 약 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며, 씨티 그룹 역시 향후 6~12개월 내에 1,1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들 은행의 예측이 매번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백금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백금 투자 방법
백금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ETF(상장지수펀드)나 ETN(상장지수증권) 등이 있으며, 실물 백금을 직접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 코스트코에서는 최근 웹사이트에서 스위스산 백금 바와 단풍잎 모양의 백금 주화를 판매해 큰 인기를 끌었으며, 판매와 동시에 품절 사태가 발생할 정도였습니다.
백금 ETF는 크게 현물 기반 ETF와 선물 기반 ETF로 나뉩니다.
1. 현물 기반 백금 ETF
애버딘 스탠다드 피지컬 플래티넘 쉐어즈 ETF(PPLT): 미국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현물 기반 ETF로, 실제 백금을 보유해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잭스 피지컬 플래티넘 트러스트(ZPLA): 미국 상장 ETF로, 물리적 백금을 보유하여 실제 가격에 매우 근접한 수익률을 목표로 합니다. 장기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2. 선물 기반 백금 ETF
아이셰어즈 S&P GSCI 커머더티-인덱스드 트러스트(GSG): 백금을 포함해 다양한 원자재 선물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ETF로, 산업 및 자원 관련 자산군에 분산 투자하기에 적합합니다.
UBS E-트래커스 플래티넘 선물 ETN(PTM): 백금 선물 계약의 수익률을 반영하는 ETN으로, 롤오버 비용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단기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3. 기타 혼합형 백금 ETF 및 ETN
아이패스 블룸버그 커머더티 인덱스 트러스트(BCI): 블룸버그의 원자재 지수를 추종하며, 금, 은, 원유 등 다양한 원자재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VanEck Vectors Rare Earth/Strategic Metals ETF(REMX): 백금뿐 아니라 희소 금속과 전략적 금속에도 투자하며, 채굴 기업에 대한 투자도 포함돼 있습니다.
백금 공급 전망과 결론
백금의 공급은 향후 부족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주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러시아의 정세 불안과 채굴량 감소가 원인입니다. 전문가들은 2024년 백금 채굴 공급량이 전년 대비 2% 줄어들어 551만 온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금과 은 가격이 이미 많이 상승한 상황에서, 백금은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하이브리드 차량의 증가, 백금 공급 부족, 그리고 글로벌 경제 상황 등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